너무나 유명했던 영화를
이제서야 제대로 처음 봤다랄까.
하긴, 열정 넘치는 20대에는 이 영화가 내겐 조금..더디고 완전히 공감하기엔 일렀을 수도 있겠다.
나는 동현이라는 캐릭터 보다는
수현이라는 캐릭터에 더 감정 이입이 되었다.
길게 지속된 외로움에 누가 필요해서 나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과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가져 관계를 복잡하게 하는 일시적 나눔같은 연애로 현실을 환기했던 동현이라는 캐릭터 보다,
외로워도 혼자 꿋꿋하게 정당하게 조용하게 하지만 담담하게, 꾸준히 자기 감정을 느림보 거북이처럼 한발한발 딛어나가는 수현이라는 캐릭터가 부끄럽지만 나와 더 닮았다랄까. 수현이라는 캐릭터가 성별만 바뀌어 나를 보는 느낌이었다.
항상 담담한 행동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는 수현을 만난 동현은 오히려 행운이 아니었을까.
그런 정성스러운 여자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쉬운일이 아니니까.
이제 나도 이별의 후유증에서
그만 떨쳐버리도록 진지하게 노력하겠다.
먼저 나부터 다시 추스리고 매력적인 남자가 되기로 결심해야지.
나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진지하게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지 한껏 거울속 내 모습에 취하다 보면
조금 자아도취적이라도 다시 건강한 웃음을 되찾게 될 테니까.
힘내자.